2. 사실혼의 성립요건 //
사실혼의 성립요건으로는 ① 혼인의사의 합치, ②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가족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을 것, ③ 사회적 정당성의
요건을 갖출 것 등을 들 수 있다.
가. 혼인의사의 합치
사실혼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당사자 쌍방 간에 혼인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혼인의 의사란
'남녀가 영속적으로 결합하여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혼인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따른 제도적 효과 즉 권리와 의무를 취득하겠다는 의사'를
말한다. 혼인의 의사에 혼인신고의 의사도 필요한지에 관하여는 소극설과 적극설이 있는데, 혼인신고가 불가능한 중혼적 사실혼의 성립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극설이 타당하다.288)
단순한 사통관계와 같은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혼인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실혼의 성립이
될 수 없다. 여기서 남녀 간의 성적 결합이 단순한 사통이냐 또는 사실혼이냐의 여부는 그 때 그 때의 사회통념에 따라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거나 상당기간 동거를 계속한 사실 등은 당사자의 혼인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방식이 사실혼의 성립요건은 아니다.
나. 혼인생활의 실체
객관적으로 당사자 간에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회적
사실이 존재하여야 한다.289) 그 내용은 법률상의 혼인의 경우와 같다.
당사자가 결혼식을 올린 후 신혼여행까지 다녀왔으나 이어 부부공동생활을 하기에까지 이르지
못하였다면 사실혼으로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대법원은 '사실혼으로 완성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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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대법원도 '혼인의 합의란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하에서는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하게 하는 합의를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사실혼관계에 있는 당사자 일방이 혼인신고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결여되었다고 인정되는 한 그 혼인은 무효라 할 것'(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므1329 판결)이라고 하여 혼인신고의 의사가 없는
경우에도 사실혼관계가 성립될 수 있음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9)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 94므1386(반소) 판결, 대법원 1979. 5. 8. 선고 79므3 판결 등
경우라면 부부공동생활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고, 또 그 단계에서의 남녀 간의 결합의 정도는
약혼 단계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으로서 사실혼에 이른 남녀 간의 결합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단계에서 일방 당사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파탄에 이른 경우라면 다른 당사자는 사실혼의 부당 파기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책임 있는 일방 당사자에 대하여 그로 인한
정신적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290)
다. 사회적 정당성
(1) 남녀가 혼인의 의사로 결합하여 사실상의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법의 목적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면 그 결합관계에 대하여 혼인에 준하는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민법 제815조의 혼인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근친 사이291)의 사실혼은 보호받을 수 없다.292)
다만 혼인 연령 미달자(민 807조)의 사실혼, 동의를 받지 않은 미성년자, 금치산자(민
808조)의 사실혼은 법률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2) 중혼적 사실혼
(가) 일반적으로 중혼적 사실혼이란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가 혼인의사로 제3자와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경우를 말하나,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실혼관계에 있는 자가 다시 제3자와 사실혼관계를 형성한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혼적 사실혼은 중혼을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채용하고 있는 현행법제에 반하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므로 어떠한 법적 효과도 부여하지 않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다양한 실태를 가지는 중혼적 사실혼에 대하여 아무런
보호를 하지 않는다면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으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중혼적 사실혼도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중혼적 사실혼과 경합하는 법률혼이 사실상의 이혼상태에 이르고, 중혼적 사실혼으로 인하여 법률상 배우자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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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므961 판결
291) 8촌 이내의 혈족간의 혼인, 당사자 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당사자
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292) 다만 근친혼 등에 대하여 알지 못했던 선의의 당사자와 제3자는 법률상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나) 보호되어야 하는 중혼적 사실혼의 범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학설은, 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으나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거나 중혼적 사실혼의 배우자 또는 제3자가 선의인 경우에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한다.293) 대법원은 '법률상 배우자 있는 자는 그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그와의 사실혼 해소를 이유로 재산분할을 청구함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294)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의
손해배상청구, 재산분할청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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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사실상 이혼상태'의 의미에 대하여는, 법률혼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이혼의 합의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다만 이혼신고만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견해와 당사자 사이에 이혼의사의 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법률혼이 그 실체를 상실하여 부활할 가능성이 없고 중혼적 사실혼이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상태도 포함된다는 견해가 있다.
294) 대법원 1995. 7. 3.자 94스30 결정
295) '사실상 이혼상태'의 의미에 대하여는 '법률상의 혼인을 한 부부의 어느 한쪽이 집을
나가 장기간 돌아오지 아니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부의 다른 한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허여할 수는 없다'고 하여 법률혼에 대한 이혼의사가 인정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므1638 판결, 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므530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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